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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걷다, 매일 #15

by 써너리 2019. 5. 3.

2019.5.2. 목요일. 더운 날.

여름도 아닌데 벌써 여름 날씨가 와버렸다. 햇빛이 뜨거웠다.

오늘은 좀 정신을 차려보자 싶어 져 혼자 돌아다녀 보기로 한다.

씻고 동네로 나오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핫도그 맛있는 집이 있는데 핫도그 먹으러 가자.' 아주 단순했다.

오랜만에 친구도 볼 겸 동네에서 친구를 만났다.

나는 코리안 핫도그를 생각했지만, 친구는 아메리칸 핫도그를 말했던 거다.

자기 어렸을 때 할머니가 바닷가 근처에서 코리안 핫도그 장사를 하셔서 물리게 먹은 뒤로 그 핫도그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추억때문이라도 가끔은 생각나지 않아?' '어 너무 많이 먹었나 봐, 나는 싫더라고'

신기했다. 그거 되게 맛있는데..

어쨌든 친구 차를 타고 바닷가로 갔다. 그 아메리칸 핫도그 맛집을 향해.

가게 앞에 도착 한 순간.

'아기 낳으러 가요. 둘째예요.'라고 적혀 있었다.

애국자시네..

근처 다른 카페에 가서 샌드위치를 사 먹고 친구가 답답하냐 물었다.

조금 그렇다고 하니 '우리 속초 갔다 올래?'

그렇게 즉흥적으로 속초를 가게 됐다. 몇 년 만에 만난 친구는 그냥 편했다.

내가 이래 저래 핑계를 대고 안 만나기를 몇 차례였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연락을 주는 친구가 대심 고맙고 미안했다.

사사로운 얘기를 하며 속초로 향했다.

속초 바다는 강릉 바다와 다르다고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동네라 그런가.

희한하게 강릉 바다를 보는 것과 속초 바다를 보는 게 기분이 달랐다.

속초는 큰 유람선도 있고 또 바다를 등지고 고개를 돌아보면 설악산이 보여 산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바닷가에 향유하는 거대한 유람선도 으리으리했다.

백사장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멀리서 보는 그들은 여유로워 보인다.  

이번 주는 근로자의 날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연차를 쓰고 여행을 다니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많은 모양이다.

뭔가 열심히 산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달콤함 같았다.

내가 느껴보지 못할.

바닷가를 조금 서성이다 다시 강릉으로 돌아왔다.

잠깐의 드라이브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 얘길 하고 나니 더 편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친구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다. 이래서 혼자보다는 때때로 둘이 좋을 때도 있나 보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상엔 도서관에서 빌려 와 읽지 않은 책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왜 이리 꼴 보기 싫을까. 내 게으름을 눈으로 보는 거 같은 기분이다.

전부 반납을 하고 리셋해야겠다. 새롭게 해야겠다 싶어 졌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면 마음을 다 잡고 다시 빌려 보기로 하고 책을 들고나갔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동네를 돌았다.

걷다 매일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밤이 되니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시원했다.

오늘 날씨도 덥고 맑고 좋았지만, 송홧가루 때문에 조금 뿌연 공기였다.

마스크를 썼지만, 조금 매캐한 기분이 들었다. 

빨리 돌고 돌아 집으로 가야겠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의무감으로 걸었다. 만보를 채워야 집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걷고 있다.

오늘은 다 걷고 집에 가서 씻고, 마음을 조금 정리했으니, 새롭게 뭔가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미루던 일들을 조금씩 정리를 해보기로 한다.

'하. 영어 공부하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씻고, 노트북을 켜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날이 새고 아침 7시에 누웠다.

생각만 하지 말고, 오늘처럼 조금씩 실천하는 사람이 되길..

매번.

매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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