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4. 토요일. 미세먼지와 송홧가루 많던 날.
저녁 9시. 어김없이 오늘도 동네를 걸었다. 왼쪽 뒤꿈치가 거의 다 나아가니, 오른쪽 뒤꿈치가 말썽을 부린다. 밴드를 양 뒤꿈치에 붙이고 나왔는데도 걸을 때마다 조금씩 쓰라렸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운동화도 좋은 거 신을 필요성을 느끼고 조금 더 정확한 만보기 측정을 위해 스마트 워치를 사고 싶다는 충동이 자꾸 생긴다. 특히나 오늘 같은 날은 낡은 운동화를 더더욱 탓하게 된다. 조금만 더 신다가 버려야겠다. 생각하면서.
아파트 단지 앞에는 포장마차가 두 개가 있다. 한 곳은 호떡과 떡볶이를 팔고, 다른 한 곳은 꽈배기와 도넛류와 떡볶이를 판다. 나름의 경쟁구도인 거 같다. 호떡집은 매주 일요일에 문을 닫지만, 꽈배기 집은 가끔 무슨 일이 있을 때 문을 닫는 거 같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호떡집이 문을 닫았다. 왜일까. 모르지 뭐.
근처 에어로빅인지 스피닝인지 항상 이 시간에 노랫소리와 강사분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리던 건물도 오늘은 조용했다. 주말이고 5월 첫 주는 근로자의 날과 주말을 낀 어린이날, 대체공휴일로 연휴기간이다. 연휴와 주말이 낀 오늘은 동네에 취객들이 많았다. 비틀비틀 거리며 걷는 사람, 떼거지로 몰려 걸어 걸어갈 공간을 다 차지해서 지나가기가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 대부분이 술기운이 있는 사람들이라 더 가까이 가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내가 피해 걸으려 했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더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왜인지 싸움이 나면 무서우니까.
오늘도 15,000 보이상 걷는 걸 목표로 걸었다. 왜인지 오늘은 만보기가 더 말썽인 거 같다. 한 바퀴를 다 돌아도 몇 백보밖에 움직여지지 않는 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긴 있는 거 같다. 걷는 거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기록에 의존하는 사람. 나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도 걸어 봤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고도 걸어봤다가 해봤다. 차이가 별로 없는 거 같다. 흠.
걸음이 조금 느린 편이었나 보다. 한 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아직 3바퀴는 더 돌아야 목표 달성을 할 거 같다. 15,000보를 채우기 위해 멈추지 않고 더 걸었다. 뒤꿈치가 오늘은 분명 물집이 잡혀 있을 게 뻔했다. 걸을 때마다 조금씩 통증이 느껴져 운동화 앞꿈치를 툭툭 쳤다. 최대한 뒤꿈치가 운동화에 닿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한 발만 더 떼어도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통증을 즐겨야 한다. 그래야 핑계되지 않고 내일 또 운동을 나서지.
기어코 3바퀴를 마치고서야 15,000보를 넘어섰다. 이제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 너무 반가운 숫자였다. 오늘따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 왜인 걸까. 뒤꿈치 조금 아프다고 이런 거니. 바람이 조금 불어주어서 덥지 않았는데 옷을 벗어던지니 땀이 송글 송글 나 있었다. 반가운 땀. 샤워를 마치고 우유 한 잔을 먹었다.
배가 고프다. 먹어야 한다. 씻고 몸을 뉘이니 11시가 넘었다. 오늘도 수고했다. 만 오천보. 내일도 도전하자.
만보기 어플은 샤오미 Mi Fit 어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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