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28.일요일. 흐린 날
매주 일요일마다 친구들과 등산을 가시던 엄마는 오늘 아무데도 가지 않으셨다.
어제 큰외삼촌 소식에 마음이 무거워 아무 것도 못하고 집에만 계셨다.
엄마와 점심을 챙겨 먹고 같이 동네 뒷산으로 갔다.
나는 평지를 좋아하고 엄마는 산을 좋아 한다.
엄마와 나는 얼굴을 제외하고는 닮은 구석이 많이 없는 편이다.
산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 기분이 나아지길 바래 같이 가게 됐다.
처음부터 가파른 동네 뒷산은 올 때 마다 빨리 내려 가고 싶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물론 다 마치고 나면 뿌듯하고 개운한 건 좋지만 말이다.
나는 그닥 산을 싫어 하지 않은데 동네 뒷산은 왜인지 모르게 정이 없다.
운동 코스도 잘 해 놔 조금만 올라가도 멀리 바다도 보여 경치가 참 예쁜 산인데 참 희한하다.
빨리 산을 타고 내려와 평지를 걷고 싶었다.
엄마는 이렇게 숨이 차야 운동이 된다고 좋아하셨다.
산 이쪽 끝을 갔다가 다시 돌아 저쪽 끝까지 갔다가를 반복했다.
이젠 내려가려나 했는데 또 다른 꼭지를 돌아 갔다.
총 5개를 찍어야 내려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산 구비 구비를 돌고 돌았다.
산 이곳 저곳을 다 타고 나서야 평지로 내려 올 수 있었다.
조그마한 높이의 동네 야산인데 구석 구석 돌다보니 허기가 졌다.
집에 도착해서 밥 한그릇을 먹고도 군거질을 계속 했다.
매일 평지만 걷다가 오늘은 산을 타고 와서 더 에너지를 쓴 모양인가 보다.
바닷가를 걸어 갔다오는 코스보다는 더 많이 걷긴 했다.
그거 뿐이였다.
산의 매력은 조금 더 천천히 느껴보는 걸로.
걷기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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